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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리뷰

<숲속의 자본주의자> 나로 살아간다는 것

by sso sweet 2021. 10. 12.

 

간만에 설렘으로 읽어나간 책이었다. 사실, 내가 텍스트에 나를 밀어넣을 새없이 이야기에 휘말려들어갔다.

 

나를 지켜봐와주던 분의 선물이기도 했고(이럴 때 의미부여 많이 하는 편), '숲속'의 '자본주의자'라니, 이건 도시와 생존에 지친 현대인들의 로망에 가까운 키워드들로 읽혔고, 이미 이 책을 알게 된 직후엔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었다.

 

30년동안 서울에 살았지만 우리집 근처엔 늘 산이 있얼다. 지금은 1년 안됐지만 서울과 멀고 조용한 용인에 살고 있고. 언젠가는 근교에서 정말 조용히 살고 싶기도 하다. 왠지 스쳐보내고 싶지않아 아껴읽고 싶은 글이 있는데, 제목만으로도 그런 책이었다. 애써 쌓아 지금을 유지하고 있는 나의 마음들이 깨지고 흔들릴까 무서웠다.

 

'아이가 둘이라고? 식비를 40만원을 쓴다고? 이게 가능하다고?' ... "숲속의 자본주의자로서도 도시와 전혀 다르게 충분히 아름답게 잘 살 수 있어요."

 

대리만족이 초점인 브이로그 유튜브를 보듯 뻔한 이야기이거나, 어쩌면 어쩔 수 없이 도시에 사는 나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질까봐 경계가 가득했지만... 유기농 농장 파밍을 포기한 대목부터 시골에서의 일상의 민낯을 낱낱이 보면서 공감과 이해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저자가 자기만의 삶의 스타일을 만들어간 시간들, 방식들, 그리고 남편의 반응, 자녀의 반응들을 살펴보면서 나의 '뿌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나는 내가 하는 행동들, 소비의 의미를 다 알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사상과 생각에 근거하고 기인한 것인지? 평소에도 기민하려 노력하지만 이 부분들을 더 잘 들여다보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와 그 가족들이 '누군가가 보기에 그렇게 살아야 하는 모양'에서 자유롭고 이토록 유연할 수 있는 까닭은 이유와 뿌리가 단단하기 때문이라는 생각.

 

자기만의 삶과 길을 잘 살아나가는 사람들이란 신기하고 그 이야기를 이토록 깊게 늘여놓은 단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에세이의 좋은 점이다. 특히 나와 같거나 다른 결, 진폭이 얼마나 다른지를 볼 수 있는 게 제일 흥미롭다. 난 텃밭이 없고, 카뮈를 진지하게 읽지 않았지만 내 삶의 동기와 서사에 대해서는 늘 답하려 한다. 지금도 새로운 답을 찾고자 한다.

 

 

 

 

 

 

 

 

 

 

 

 

 

 

덧, 그들이 이 책을 쓴 이후에 다시 도시로 돌아갈지 말지는 내 알바가 아니다. 이 책이 화제가 된만큼의 인세가 어디로 돌아갈지 그건 정말로 관심사가 아니어야 이 이야기에 의미가 생긴다. 실제로 너무나 특이한 삶으로 읽히기에 책으로 생산되어 나온것뿐. 책값을 뽑기 위해서라도 독자로서는 스스로 물어야한다. 나는 나의 삶을 잘 다듬어가면서, 나의 필요에 의한 의미로 만들어가면서 살고 있는 것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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